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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16, 2007

한글이름 영어 표기시 유의점


이번에 프리미어리그에 입단하는 이동국 선수가 기념촬영을 하는데 들고 있는 유니폼을 보니 영문이름을 "Dong Gook"으로 표기했더군요. 좀 당황스럽더군요. 영어 의미로는 정말 좋지 않은 단어들만 나열해 놓았거든요. 혹시 이동국 선수의 안티세력이 개입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들었습니다.

한글이름을 영어로 옮기실 때는 혹시 그 단어가 영어로 안 좋은 의미가 아닌지 꼭 한번 보셔야 합니다.

일단 Gook이 제일 문제입니다. 오물, 때, 찌꺼기, 바보, 싼 물건 등의 뜻인데다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입니다. (우리단어에서는 깜댕이, 쪽발이, 떼놈 등 특정 외국인이나 인종을 비하하는 표현에 해당하는 말) 영어사전에는 a very offensive word for someone from a county in the Far East. 라고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Gook! 이라고 부른다면 한대 받아쳐도 될만한 수준의 단어입니다. Dong 역시 좋은 뜻이 아닙니다. 사전에는 taboo slang male sex organ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즉 dong gook은 ‘거시기 큰 황인종’ 이라고 오해될 만한 이름을 축구선수가 자기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동국’ 이라는 회사명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영어표기를 Dongkook 이나 Tongkook 등등으로 표시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여권에 영문이름 쓰실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한국이름을 영어로 옮기고 사전을 한번 찾아보시면서 유사한 발음의 단어가 없는지 한번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여권에 쓰인 영문 이름은 일단 한번 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바꾸기 힘들다는 것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영문이름을 쓸 때 우리식의 두자로 이루어진 이름에서 두 자를 떼어서 표기하는 경우에는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홍길동을 Gil Dong Hong으로 표기하면 외국사람들은 100% Dong을 middle name 으로 인식하고, 가끔 Gil D. Hong 으로 마음대로 줄여버리는 일도 생깁니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Gildong 이라고 하던지 Gil-Dong 이라고 하이픈을 중간에 넣어버리는 게 안전합니다. 몇 가지 영어식 이름표기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름은 아니지만, 서울시에서 독립문을 Dog Rib Moon (개 갈비 달!!)로도 예전에 표기했다가 한번 여론의 융단폭격을 맞았던 일이 있었지요.

우리나라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기아의 영문표기 KIA는 영어권에서는 좋은 의미가 아닙니다. 군에서 작전중 실종을 MIA(Missing In Action)라고 하고, (작전 중) 전사를 KIA(Killed In Action)이라고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품고 있어야 할 자동차회사의 상표로는 적당하지 않지요. 또 얼마 전에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인 제이 레노 쇼 보니까 미국 신문에 현지 한국 식당 광고가 나왔는데 아마 만두 전문집이었나 봅니다.

광고에서 만두를 “Man Doo”라고 표시했는데, 이걸 누가 돈 주고 사먹겠냐며 막 웃더군요. 왜냐하면 영어에서 Doo Doo는 우리식으로 하면 '응가' 에 해당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man doo는 '사람 똥' 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물론 한국사람들이야 알아듣고 오해없이 이해하겠지만, 외국인이 자국어로 어떻게 사용하고 부정적인 의미라면 이를 가능한 한 회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UN사무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하신 반기문 장관의 경우에도 자신의 성을 Ban으로 표기하시던데, ban은 ‘금지하다’ ‘파문하다’ 심지어 ‘저주하다’ 라는 의미가 있어, 다소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는 표기법입니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미국의 일부사이트에서 President No. 라고 표기했던 예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2007/02/05 국정브리핑

백넘버·노게임(?)

야구에서 백넘버가 처음 선보인 것은 1929년 미국 양키스 팀에 의해서다.

그 뒤 아메리칸리그는 31년에, 내셔널리그는 33년에 정식으로 백넘버를 사용하게 됐다. "박찬호가 백넘버 61번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엽이 자진해 25번 유니폼을 입고 미야자키 캠프에 들어갔다. 25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마크 맥과이어.배리 본즈 등 홈런왕의 백넘버로 유명하다" 등에서 보듯 운동선수들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번호, 즉 백넘버가 쓰인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러나 '백넘버'는 영어권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콩글리시다. 언중이 많이 쓰는 바람에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만 정확하게는 영어로 '유니폼 넘버(uniform number)'라고 해야 한다.

'백넘버'의 우리말 순화용어는 '등번호'다. '백넘버' 말고도 스포츠에서 많이 쓰이는 '노게임' 또한 콩글리시다. "

한국이 3-2로 이기고 있는 4회 말 상황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두산 선수들이 오랜만에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 세리머니를 펼쳐 발길을 돌리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처럼 '노게임'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지만 영어에는 없는 말이다. '노게임' 대신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경기가 무효가 됐다" 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노'가 들어간 '노 타이틀' '노 세일' 역시 콩글리시다.

가랑비, 가랑


우리 국어에는 `비`와 관련된 단어가 유난히 많다.`가랑비`, `가을비`, `궂은비`, `꿀비`, `눈비`, `는개`, `단비`, `목비`, `못비`, `보슬비`, `줄비` 등 40여 단어를 헤아리니 가히 우리 민족은 `비`에 관심이 많았던 민족이었음이 틀림이 없다. 이들 `비` 이름은 대체로 그 모양, 상태, 역할, 시기 등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듯 명명의 관점이 분명하니 그 이름의 유래도 쉽게 드러난다. 빗줄기가 `실`〔絲〕과 같아서`실비`, 오랫동안 끄느름하게 내린다고 해서 `궂은비`, 필요할 때 알맞게 온다고 해서 `단비`, `이슬`과 같다고 해서 `이슬비`, `안개`와 같다고 해서 `안개비`이다.

그러면 `가랑비`는 어떤 비일까?`가늘게 내리는 비`라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그 유래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가랑비`의 15세기 어형을 잘 분석해 보고 사용 예를 찬찬히 살펴보면 `가랑비`의 명명의 근거와 그 유래도 어렵지 않게 밝혀진다. `가랑비`는 15세기의 “月印釋譜”에 로 나온다. 이것은 `가랑`과 `비`〔雨〕로 분석된다.

`비`〔雨〕가 모음과 모음 사이에서 유성음화된 사실을 반영한 표기이다. 이에 따라 가랑비의 `비`가 ‘雨’라는 사실은 분명히 밝혀진 셈이다. 문제는 선행 요소 의 정체이다.혹자는 지금의 `가루`〔粉〕가 15세기에 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를 `가루와 같은 비`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신빙성이 없다. `가루`〔粉〕와 관련시킬 수 있는 비에는 `가랑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슬비`, `이슬비` 등과 같은 여타의 가느다란 비도 있기 때문이다.또 `가`를 `가랑`〔分〕의 어간 로 간주하여 를 `갈라진 비`로 해석하기도 하나 이 또한 믿을 수 없다. `비` 이름에 `가랑`〔分〕을 이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가랑비`를 `가랑`〔分〕과 연결시켜 이해한 것은 실제 와 관계가 있는 `가랑머리`(두 가랑이로 땋은 머리), `가랑비녀`(머리에서 나란히 두 가랑이가 진 비녀), `가랑이`(원몸의 끝이 갈라져 나란히 벌어진 부분) 등의 `가랑`에 유추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가랑`는 `안개`〔霧〕의 뜻이다. “杜詩諺解”(11:11)의 (老年花似霧中看)에 나오는 `가랑`이 바로 ‘霧’의 그것이다. “杜詩諺解” 초간본 속의 는 중간본에는 `안개`로 바뀌어 나온다.

이로써 가 `안개비`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리고 모양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단어라는 사실도 드러난다. `가랑`이 `안개비`라는 사실은 지금 `가랑비`를 `안개비`라 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서도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15세기의 는 17세기의 “譯語類解”(상:2)에 로 변하여 나온다. 의 `가랑`은 `가`에 접미사 ‘-앙’이 결합된 어형으로 파악된다. 이 는 18세기 이후 ‘가랑비’로 변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가랑비’에 대한 엉뚱한 어원 설이 나오게 된 것은, 그 어형이 많이 달라졌고 또 ‘霧’의 `가랑`이라는 단어가 ‘안개’라는 단어에 밀려나 일찍 사라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출처 : 조항범(趙恒範) / 충북대학교